사찰 합동차례는 팬데믹 시대 '새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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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게 마무리된 이번 설 명절 기간 많은 불자와 시민들은 사찰이 마련한 합동차례상 앞에서 조상의 음덕을 기렸습니다.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인한 귀성 자제 분위기 속에서 사찰 합동차례가 명절 문화의 대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정영석 기자가 전합니다.

출처 : BBS NEWS(https://news.bbsi.co.kr) 

서울 목동 국제선센터 대웅전에 시민들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

민족 최대 명절 설날을 맞아 마련된 합동 차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고향 대신 사찰을 찾아 조상의 음덕을 기리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정부가 이번 설날에는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한 만큼 연휴를 맞아 가족 단위의 참배객들이 많았습니다.

[양혜정 / 서울 양천구: 코로나19 때문에 될 수 있으면 가족들과 많이 안 모이려고요. 그래서 고향인 부산에 안 내려가고 오늘 여기에서 합동차례를 지내러 왔습니다.]

나물과 과일, 한과 위주로 차려진 상차림.

간소하지만 정성 가득한 불교식 차례상에 예를 갖춰 차를 올립니다.

순서를 지켜 가족들이 조상들에게 큰절을 하고, 부처님 전에도 삼배의 절을 합니다.

고향에 가지 못하거나 일가친척을 만나지 못한 이들이 다소나마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류미자 / 서울 양천구: 부처님의 법음도 듣고, 그리고 우리 어머님, 아버님이 굉장히 힘들게 사셨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은 그 어머님, 아버님이 비록 몸은 이승에 안 계시지만 목탁 소리나 이런 것을 들으시면서 좀 더 환희가 생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국제선센터 주지 법원스님이 새 출발의 희망을 전하는 덕담도 건넸습니다.

[법원스님 / 국제선센터 주지: 부처님의 성품을 여실히 보시는 한 해가 되시고, 저 또한 제 성품이 본래 부처인 것을 다시 자각하고 다시 보는 한해로 삼고, 또 여러분들이 각자 발원하는 모든 일들이 무난하게 성취되시기를 발원 드리겠습니다.]

한국불교 1번지로 통하는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하루 종일 이어졌습니다.

실향민과 이산가족들도 북녘 땅을 바라보며 올해도 고향에 가지 못하는 서러움을 잠시나마 잊어봅니다.

사찰 차례는 번거로운 상차림을 피하면서 조상을 섬기는 예를 갖추고 특히 코로나 일상에서 명절 문화의 바람직한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김영훈 / 서울 양천구: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너무 아쉽고, 그렇다고 예전처럼 모든 격식을 갖춰서 드리기에는 번거로움도 있고, 그러다보니까 이렇게 합동으로 드리게 되면 조상에 대한 조금한 효심이라고 그럴까요? 이런 점을 느낄 수 있어서 또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이런 곳이 있으면 괜찮겠다 싶어서 잠깐 아침이 들렀습니다.]

나라 안팎으로 혼란과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는 요즘이지만 시민들은 음력 새해를 맞아 건강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기를 염원했습니다.

[강성준 / 택시기사: 소상공인들 같은 경우에는 밤 9시까지 (영업을) 제한하고 있잖아요. 제가 보기에는 밤 11시까지 영업을 하면 소상공인들의 숨통이 좀 트이지 않을까...]

설 연휴를 사찰에서 보내는 이들이 늘면서 코로나 시대 속에서 불교식 새해맞이는 이제 새로운 명절 풍경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BBS 뉴스 정영석입니다.

출처 : BBS NEWS(https://news.bbs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