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보관스님 언론보도] 2011년 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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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제선센터 작성일11-07-27 11:14 조회15,263회 댓글0건본문
조계종 국제선센터 보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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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에 집중할 수 없습니다. 자꾸 잡념이 떠오르는 것을 어떻게 하죠.”
“That is normal(그것이 정상이죠).”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도심 속 수행 공간인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국제선센터.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한적한 5층 템플스테이관 수행 공간은 영어로 가득 찬다. ‘담마 클래스’(Dharma Class)에서 영어 대화를 나누는 음성이다.담마란 불교용어로 법(法), 진리를 뜻하는 말이다. 내외국인을 위한 영어 참선·상담 프로그램인 담마 클래스를 진행하는 주인공은 비구니 보관 스님. 국제선센터에서 국제차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 5월부터 담마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시작한 지 3개월이 흘렀지만 아직은 찾는 이가 드물다. “첫날은 아무도 안 왔어요. 그냥 혼자 앉아 있었어요. 각오는 했었습니다. 아무도 안 오리라고. 지금은 내외국인을 포함해서 평균 10명 내외입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출가한 과정에 비춰 볼 때 오히려 많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톨릭 신앙을 가졌던 보관 스님은 특이한 만남을 통해 승려가 됐다. 미국으로 건너가 해외포교를 한 숭산(崇山) 스님(1927∼2004)으로부터 한국불교를 배운 미국인으로부터 한국불교를 전해 듣고 승려가 된 것. 20년 조금 못 되는 일이다. 그에게 한국불교를 전한 미국인은 바로 계룡산 무상사의 조실(祖室)인 대봉(大峰) 스님이다.
보관 스님은 “해외 유학생이나 교민들은 저처럼 한국불교를 외국인 스님으로부터 배우거나 명상센터에서 만날 가능성이 거의 100%”라며 “참으로 아이로니컬하게도 이런 일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에 능통해 ‘글로벌 스님’으로 통하는 그는 한국불교를 만난 자신의 과거 모습을 돌아보며 외국인에게 한국불교를 알리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요즘 보관 스님은 미국에서 건너온 제니퍼(34)와 대화 삼매경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제니퍼는 2살 때 미국에 입양돼 미국인 부모 슬하에서 성장했다. 미국에서 마켓 리서치 회사에 근무하다 지난해 말 한국에 와 한 대학의 어학당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다.
제니퍼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진정한 나를 찾아 한국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담마 토크에 참여한 제니퍼가 그동안 자신의 삶을 둘러싼 카르마(karma·업보)에 대한 질문을 하자 보관 스님은 “어느 순간은 슬픔이지만 또 다른 순간은 그렇지 않다”는 답을 했다.
불교와 인생에 대한 상담 성격인 담마 토크는 자유로운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고 종교를 가리지 않는다.
“인간이 행복해지는 법을 알려주는 데는 굳이 종교를 구분할 필요가 없어요. 기독교인이어도 상관없죠. 종교의 벽을 느끼지 않도록 대화하고 있습니다. 원래 가톨릭 신자였던 저는 국문학을 한 이후에 종교학을 공부하다가 불교라는 새로운 세계를 접했습니다.”
보관 스님과 담마 클래스 참가자들이 카르마(업보)와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생소한 불교용어를 영어로 설명하는 어려움에 대해 보관 스님은 “완벽하지 않은 ‘브로큰 잉글리시(broken english)’라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 불평하는 외국인은 없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어 “영어 실력보다는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음성을 듣는 게 아니라 질문자 내면의 갈망을 읽어내고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관 스님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공명 때문에 외국인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숭산 스님은 47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한국불교를 알렸다”며 “그야말로 ‘김치 영어’였지만 수많은 제자를 배출한 숭산 스님을 생각하면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보관 스님은 지난 23∼24일 1박 2일간 국제선센터에서 진행된 외국인을 위한 템플스테이에서도 어김없이 ‘담마 토크’를 나누며 외국인들과 함께했다. 그는 “영어는 진리를 알리는 도구일 뿐”이라며 “앞으로는 한국불교 체험을 원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다양한 주말 수련회, 2박3일 명상반을 개설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가 강조하는 말.
“여러분 자신 안에 불성(佛性)이 있다는 것을 믿으세요.”
세계일보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http://www.segye.com/Articles/NEWS/CULTURE/Article.asp?aid=20110726003917&subctg1=&subct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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