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1일 불교신문[[포교현장에서] “Because of you!” (너 때문에)] > 언론보도

공지사항

지금 여기, 깨어있는 삶

언론보도

언론보도

12월 21일 불교신문[[포교현장에서] “Because of you!” (너 때문에)]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국제선센터 작성일16-12-23 10:58 조회14,136회 댓글0건

본문

 [포교현장에서]  “Because of you!” (너 때문에)           
  • 보관스님  서울 국제선센터 국제차장 
  • 승인 2016.12.21 11:08



154127_106182_835.jpg

“자신을 뛰어넘는 법 배워야 

진정한 종교화합 이룰 수 있어”

“살아있는 존재들이 살아있는 한

나 또한 세상의 불행 없애리”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의 끝이다. 종교와 상관없이 거리마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불을 밝히고 캐럴이 울려 퍼진다. 오래 전 미국인 스님이 들려 준 이야기 하나가 생각난다. 지금은 열반하신 숭산스님과의 인연으로 한국으로 출가하여 유명해진 외국인 H스님의 일화다. 

어느 날 스님이 전철을 타고 약속 장소로 가는 중이었다. 파란 눈과 하얀 피부의 외모를 가진 외국인 스님의 승려 복장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마련이다. 그래서 스님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는 항상 긴장을 하게 된다고 했다. 그 순간 멀리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물건을 팔려는 사람인가 하려는 찰나 “예수 천당” 같은 단어가 들리기 시작했다.

외모 탓인지 지하철에서 전도하는 사람들에게 몇 번 낭패를 당한 덕에 스님은 얼른 고개를 푹 숙이고 읽고 있던 신문으로 슬그머니 얼굴을 가렸다. 하지만 전도하는 여성의 날카로운 시선을 차마 피해갈 순 없었다. 그 여성은 어김없이 스님을 향해 돌진하더니 큰 소리로 질문을 던졌다.

“왜 당신 같은 미국인이 이상한 옷을 입고 다닙니까? 왜 하나님을 믿지 않는 건가요?” 순간 지하철 안 모든 사람의 시선이 스님에게 쏠렸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스님은 마치 자신의 심장 뛰는 소리가 커다란 기관차가 지나가는 소리처럼 들렸다고 했다. 하지만 얼른 정신을 차리고 이렇게 되받아쳤다. “Because of you(너 때문에)!” 

스님의 예상치 못한 답변 덕에 지하철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키득거리며 웃음을 삼켰다. 스님에게 독설을 날리던 그 여성도 당황했는지 쭈뼛거리다가 자리를 떠났다고 했다. 이 얼마나 통쾌한 일인가. 스님의 순발력과 재치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마도 우리네 스님들은 누구나 이 미국인 스님처럼 한두 번쯤은 이런 봉변을 겪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가끔씩 외부에 일정이 있어서 일반 식당에서 공양할 때도 마찬가지다. 개신교 신자가 운영하는 식당일 경우에 의외의 불친절을 경험하기도 한다. 굳이 마음 쓰지 말자고 여러 번 다짐하지만 그런 상황이 닥칠 때는 마음 한 켠이 씁쓸하다.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곳이지만 사람들의 마음에서는 자신과 다른 종교인들을 배척하는 마음이 깔려 있는 듯하다. 제가 지금 소임을 살고 있는 국제선센터에서도 해마다 성탄절이 되면 현수막을 걸고 인류의 위대한 성현의 탄생을 축하한다. 하지만 대가를 바라고 하는 건 아니지만 말없는 메아리처럼 어떤 감사의 뜻을 전달받은 적은 없다. 

현(現) 로마 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0월 스웨덴에서 열린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타인을 만나기 위해 자신을 뛰어넘는 법을 배워야’ 진정한 종교간의 화합을 이룰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인류의 평화와 중생의 괴로움을 구제하는 일에 어떤 종교의 문이나 경계를 넘어 포용과 자비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진리에는 변함이 없다. 예수 성탄을 맞이하여 8세기 인도 산티데바 스님의 서약을 마음에 새겨본다. 

“세상이 지속되는 한/ 그리고 살아있는 존재들이 살아 있는 한,/ 그때까지 나 또한 머물러/ 세상의 불행을 없애리.”  

[불교신문3260호/2016년12월24일자] 
 

보관스님  서울 국제선센터 국제차장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08013) 서울 양천구 목동동로 167Tel : 02)2650-2200팩스 : 02)2650-2201
Copyright ⓒ 2017 대한불교조계종 국제선센터. All Rights Reserved.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