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차원의 자성과 쇄신 결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나눔 결사가 전개돼 의미를 더하고 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지현스님)과 국제선센터(주지 현조스님)는 지난 4일 서울 신정동 국제선센터 일원에서 ‘양천구민과 함께 하는 나눔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종단의 5대 결사 중 하나인 나눔 결사에 대한 실천 방안으로 기획됐다. 특히 올해 국제선센터에 개원한 사찰음식전문점 ‘발우공양 공감’을 이용하는 양천구민들에게 우선 회향한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금당사찰음식문화원장 대안스님의 ‘사찰음식 특별 강연’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불자와 지역주민들이 강의가 진행된 법당을 빼곡히 메우며 나눔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이어 진행된 ‘사찰음식 시식회’에도 애초 400인분을 예상했지만 이를 훌쩍 넘겨 500명 이상이 동참해 전통문화에 대한 주민들의 갈증을 드러냈다.

이날 제공된 사찰음식은 후식을 포함해 모두 10여 가지. 콩불고기와 채소잡채, 버섯강정, 채식김밥 등이 선보였고, 불자와 주민들은 사찰음식이 주는 맛과 풍미에 놀라움을 표현했다. 맛있는 점심공양 후 주민들은 모금함에 선뜻 기부하면서 나눔을 실천했다.

국제선센터 옆 공원에서는 나눔 바자회가 열렸다. 국제선센터, 연우와함께, 조계종출판사,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아름다운동행 등 단체가 참여해 모두 8개 부스에서 불서(佛書)와 법복, 불교용품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바자회 또한 오고가던 주민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성황을 이뤘다.

특히 이날 바자회에는 양천구청 불심회가 동참해 주목받았다. 양천구청 불심회는 의류와 모자, 신발 등 잡화를 내놓았고, 주민들로부터 가장 많은 인기를 받았다. 불심회를 이날 행사를 위해 모든 회원들이 물품을 내놓거나 기증받았으며, 행사 당일에도 30여 명 회원 전원이 공휴일을 반납하고 물품 판매에 나서는 열의를 보였다.

유영동(53, 총무과 대회협력팀장) 양천구청 불심회 부회장은 “행사에서 모인 기금이 양천구의 저소득 청소년 지원에 사용된다고 해 더욱 적극적으로 참석하게 됐다”며 “지역주민들에게 나눔의 의미를 알리는 행사를 연 것에 감사드리며 이번 기회에 주민들 또한 종교를 초월해 이웃을 돕는 행렬에 함께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님들과 불자 연예인, 사회 인사들의 기증품을 경매하는 모습.
이날 나눔의 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나눔 경매’였다. 고승대덕 스님들과 불자 연예인, 사회 인사들이 내놓은 기증품을 즉석에서 경매하는 시간이었다.

기증물품은 100여 점이었지만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관계상 35점이 경매에 나왔다.

국제선센터 앞 특설무대에서 열린 경매에는 공간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주민 100여 명이 모여 높은 관심을 보였다.

경매에 처음 참석한 주민들은 어색함에 손들기를 꺼려했지만 자신이 마음에 드는 기증품이 나오자 적극적으로 나섰다. 소책자를 보며 자신이 찍은 경매물을 꼼꼼히 챙기며 기다리는 주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경매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기증품은 단연 연예인 애장품이었다. 가수 장윤정이 직접 사용한 모자와 아이돌 그룹 HOT 출신 가수 토니 안의 무대의상 등이 특히 관심의 초점이 됐다. 판매가격 1만2000원으로 책정된 장윤정 모자는 3배인 3만6000원에 낙찰됐고, 토니안의 무대의상은 5만원으로 시작해 13만원에 낙찰됐다.

일부 물품이 유찰되기도 했지만 경매 참가자들은 “나눔이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즐겁고 신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나눔 행사에서 모인 수익금은 양천구의 저소득 청소년 지원사업에 전액 사용된다. 나눔 행사에 참석한 김희옥(49, 서울 신정6동)씨는 “불자이자 지역주민으로서 우리 동네에 이런 큰 행사가 열려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번 행사를 보며 내 주변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 앞으로도 자주 나눔행사를 열어 회향하는 불교로 주민들에게 인식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불교신문 2750호/ 9월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