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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4일 불교신문[“쓰나미에 허우적대지 말고, 내 삶에 주인공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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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제선센터 작성일17-07-07 09:13 조회11,3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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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에 허우적대지 말고, 내 삶에 주인공 되세요”

번 아웃, 대안은 休! / 사회복지사들의 마음공부 현장

  • 안직수 기자
  • 승인 2017.07.04 11:03

갖은 민원에 시달려도 ‘봉사하는 사람’

이미지로 마음 표현 못하는 공무원들

열정 모두 소진하고, 다가오는 무력감

‘번아웃’ 극복 위해 템플스테이 찾아…

 

문제 하나 해결되면 또다른 문제가

쓰나미처럼 계속 밀려와…그 속에서

허우적대지 말고 내가 주체가 돼

문제 해결할 때 완전한 극복 가능

“제가 생각했던 공무원과 실제 업무가 너무 달라 갈등도 많았습니다. 매일 민원을 접하면서 지치기도 했고요. 이번에 마음 쉼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면서 제 생활이 하나 바뀐게 있습니다. 전에는 남편에게 오늘 이런게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는데, 요즘은 ‘당신은 오늘 무엇이 감사했어? 난 이런이런 일이 감사했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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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8일 조계종국제선센터에서 ‘울화통’ 캠프에 참가한 양천구청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 보관스님의 지도에 따라 8주간 ‘번 아웃 예방’ 교육을 받고 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마음의 휴식을 찾아 템플스테이를 찾았다. 의욕적으로 공직에 들어왔지만, 어느새 에너지를 소진하고 ‘번아웃’ 위험을 느끼는 공무원들이다. 양천구청은 감정노동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복지 담당직원 2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24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조계종국제선센터에서 ‘번아웃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후3시30분에 시작하는 교육 현장을 지난 6월28일 찾았다.

 

“얼마 전 지하철역 근처에서 폐지를 줍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다투는 모습을 봤어요. 할아버지는 계속해서 폐지를 자기 리어카에 싣고, 할머니는 그 폐지를 리어카에서 바닥에 던지며 싸우는 거였어요. 폐지를 줍는데도 암묵적인 자기 구역이 있는가 봐요. 종이 한 장이라도 더 가져가 삶을 연명하려는 노년의 싸움을 보면서 마음이 매우 불편했어요. 여러분이 매일 만나는 분들이 그런 분들 일겁니다. 그 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참 어려운 일이지요.”

지도법사 보관스님이 ‘마음법문’을 하는 사이, 급하게 일을 마치고 온 2명의 공무원이 빈자리를 채웠다. 양천구청과 주민센터 등에서 일하는 사회복지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템플스테이다. 총 8회에 걸쳐 진행하는데, 이날이 6번째 교육이었다.

간단한 법문에 이어 명상시간이 주어졌다. 가부좌를 틀어도 좋고, 다리를 편하게 뻗어도 좋다. 가장 편한 자세로 음악을 들으며 모두 명상에 들어갔다. 20여분, 누군가 나지막이 숨을 내뱉는다. 잠깐의 단잠을 깨우는 죽비소리가 울렸다.

“우울과 화를 통쾌하게 날려 버린다”는 뜻의 ‘울화통 캠프’로 명칭된 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은 미국 하버드대 임상심리전문가 크리스트퍼 기머 박사와 텍사스대 심리학자 크리스틴 네프박사가 개발한 것으로, 이를 우리 정서에 맞게 재개발한 것. 마음챙김 명상과 감정다루기, 힘든 관계 바꾸기와 삶 끌어안기 등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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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회차 교육이 어떤 효과가 있었을까. 김순덕 복지정책과장은 “지난해부터 잠을 잘 못자고 왠지 모를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느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모든 사람처럼 내게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매일 집에서 명상을 조금씩 하고 있지만 솔직히 잘 집중이 되지는 않지만, 잠을 잘 자고 있다”고 참가소감을 밝혔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얼마전 업무에 복귀한 전미경(목3동 주민센터)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은 “민원인을 하루종일 접하고, 집에 가서 아이를 돌보면서 ‘왜 내가 이 생활을 하고 있는가’ 회의를 느끼고 있었다. 교육에 참여하면서 내가 내 가족을 위해 살면서 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아니었는가 돌아보게 됐다”며 “때때로 나를 돌아보는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근무 시간에 그냥 앉아 명상을 하는 것만으로 힐링이 될 거라는 생각에 참여를 했다. 그런데 그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기회가 이번에 끝나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는 공무원, 직장인들에게 많이 제공됐으면 좋겠다.”(심창섭 신정4동)

“모든 사람은 각자 문제를 갖고 있고, 하나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모든 고민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또 다른 문제가 생기더라. 그동안 문제가 생기면 이를 해결하느냐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낭비했다. 내 마음에 초점을 맞춰 문제에 접근하고 다스리는 방법을 배웠다.”(최경미 복지정책과)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과다한 업무스트레스가 언론을 통해 종종 전해진 바 있다. 교육을 참여하는데도 갈등이 필요하다. “수요일 오후 업무를 못해 일이 밀리면 목요일이 더욱 정신없기” 때문이다. 참가자들도 처음에 이런 부담이 제일 컸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에너지가 재충전 되는 것을 느낀다. 목요일 업무가 오히려 즐거워진다”고 입을 모은다. ‘멈출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5급 과장에서 9급 신입 공무원까지 참여하다보니 처음에는 서로간 어색함도 있었단다. 하지만 이날 잠시 쉬는 시간, 간식을 나눠먹으며 대화하는 이들의 말투에서 어색함 대신 ‘도반’의 정이 묻어났다.

“문제는 항상 쓰나미처럼 몰려옵니다. 하나가 끝나면 다음에 더 큰 파도가 옵니다. 우리가 문제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쓰나미 물결에 휩쓸려 허우적대지 않고, 문제를 주도할 수 있는 힘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얻기 바랍니다. 내 삶의 주인공이 되세요.” 보관스님의 마음법문이 다시 이어졌다.

 

■ 번아웃(Burn-out)이란...

1974년 미국의 심리학자 허버트 프로이덴버거(Herbert J. Freudenberger)가 처음 사용한 ‘번아웃(Burn-out)’은 ‘타버리다, 소진하다’라는 뜻으로 직장에서 과도한 업무와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많은 시간 일에 몰두했지만 기대한 보상을 얻지 못하고 좌절을 느낄 경우 나타나는 증상으로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 있다. 탈진증후군, 소진증후군으로도 불리는데, 우울증과 자기혐오 등 다양한 증세로 나타난다. 한가지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갑자기 극도의 무기력증에 시달리며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다.

번아웃 증후군은 특히 서비스직의 감정노동자나 전문성이 필요한 직종, 교사ㆍ의사ㆍ간호사ㆍ사회복지사 등 도덕적 수준을 요구하는 직업군에서 나타나기 쉽다. 번아웃 증후군이 심해지면 심리적 증상 뿐 아니라 과도한 소비, 알코올 의존도 상승 등 자기통제가 어려워지기도 하며, 최악의 경우 자살충동이나 돌연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2위의 긴 노동시간과 과도한 직장 내 상하관계 등으로 인해 번아웃 증후군이 나타나기 쉬운 환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불교신문 3312호/ 2017년7월8일자]

안직수 기자  jsahn@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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